작은 사무실.
피겨와 만화책이 가득한 가운데 알록달록한 침낭 하나가 보인다. 갑자기 경쾌한 애니메이션 음악이 울려 퍼진다. 침낭에서 손이 불쑥 나와 더듬거리더니 핸드폰을 잡는다. 알람이 꺼지고 잠시 후 침낭 끝에서 까치집 머리가 불쑥 솟아난다. 반쯤 감긴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안경을 찾아 쓰고 하품을 크게 한다.
아침 8시. 아직 출근한 팀원은 없다. 천천히 일어나 발로 침낭을 구석으로 밀어둔 후 삼색 슬리퍼를 신고, 늘어난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벅벅 긁으면서 주위를 거닌다. 프로그래머 자리에 피자 박스가 보인다. 뚜껑을 열어보니 먹다 남은 피자가 한 조각 남아있다. 날름 입으로 가져간다. 우물거리며 자리에 앉아 마우스를 흔든다. 대기 상태였던 PC가 눈을 뜬다. 어제 작업하던 문서를 열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다. 피자가 목에 걸려 캑캑대고 있는데 누군가 뜨거운 커피를 내민다. 팀원이 웃으며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만화나 드라마에서 접하는 게임 회사의 모습이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 없이 밤샘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좋아하는 게임 하나만 바라보고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서 청춘을 불사르는 오타쿠들.
게임 회사는 정말 그런 곳일까?

많은 시간을 게임 기획자로 일해 왔다. 저자는 콘솔 기획자로서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 PC 온라인 게임인 〈H.A.V.E 온라인〉,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게임 기획자까지 현재도 진행중인 디렉터이다. 사원부터, 그리고 대/중/소기업 모두를 경험한 게임 기획자의 삶과 일을 이 한 권에 담아냈다.

P A R T 01 게임 회사는 무엇이고 기획자는 무엇인가?
P A R T 02 모바일 게임이 만들어지는 과정
P A R T 03 실제 게임 개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