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100불도 안 되던 1960년대 초부터 2만불 시대인 오늘날까지 급격한 사회환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급속한 인구 고령화 추세와 더불어 만성질환과 비만인구의 증가, 흡연 및 음주 등과 같은 새로운 건강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생활습관 등 건강결정요인의 악화로 인한 건강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보건교육과 건강증진에 대한 관심 또한 증대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나 요구는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매일 접하는 대중매체에서는 보건교육의 주체나 내용, 방법 등의 전문성, 체계성, 다양성 측면에서 크게 발전되지 못한 실정이다.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식이 충분치 못한 과거에는 보건교육의 목표를 건강지식의 전달에 중점을 두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제정되고, 2010년부터 보건교육사 국가시험이 시행되어 보건교육사가 배출되고 있는 국민건강시대인 오늘날의 보건교육 · 건강증진 연구와 사업은 그 목적이 달라져야 한다. 과거처럼 개인에게 건강지식을 전달하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개인, 조직 및 지역사회가 바람직한 건강행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환경을 조성하는 생태학적 접근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는 기존의 보건의료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보건교육 · 건강증진 업무의 수행능력을 갖춘 전문인력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보건교육 · 건강증진 전문가는 건강행동의 시작 및 유지와 관련된 다양한 개인, 조직, 지역사회 차원의 영향요인을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보건교육 · 건강증진 전문가로서의 역량은 전문 교육과정의 이수를 통해 기초가 형성되고, 실무경험을 통해 향상된다.
이론(theory)은 보건교육 · 건강증진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필수적인 영역으로 연구와 실무의 토대가 된다. 보건교육 · 건강증진 분야에서 이론은 건강행동을 이해하는 개념적 틀을 제공한다. 개인이나 집단이 왜 특정한 행동을 하는지, 행동변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건강행동의 결정요인 파악을 위한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프로그램의 목표와 내용을 결정하는 지침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인 레빈(Kurt Lewin)은 ‘훌륭한 이론보다 더 실용적인 것은 없다’라고 하며 이론의 유용성을 강조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보건교육 · 건강증진의 현장에서는 이론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론의 유용성을 제대로 입증, 반박하는 연구결과를 찾아보기가 힘들 뿐 아니라 현장의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이론 기반이 아닌 사업 담당자의 경험 또는 외국 사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교육 · 건강증진 이론이 적용을 통해 수정, 보완되면서 그 유용성이 증가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론이 배제된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효과성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보건교육 · 건강증진 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이론을 철저하게 이해하여야 할 뿐 아니라 연구와 실무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에서 발행된 보건교육 또는 건강증진 관련 서적들은 대부분 이론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각 이론에 대한 피상적인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이론이 연구와 실무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관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다룬 서적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본 교재는 이러한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보건교육과 건강증진을 전공하고, 현재 학계에서 또는 실무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하였으며, 보건교육 · 건강증진 분야의 대표적 이론들을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하였다.
본 교재는 총 6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의 건강행동은 사회적, 환경적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동을 이해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차원적 접근(multi-level approach)이 요구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교재는 개인차원 뿐 아니라 개인 간의 상호작용, 조직변화, 지역사회 수준의 개입에 필요한 이론들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안내할 수 있는 기획이론들을 함께 포함하였다. 또한 책의 본문에 사용된 주요 용어에 대한 해설을 Glossary로 정리하여, 용어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하였다.
제1편에서는 근거 중심 보건교육 ·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이론의 적용이 갖는 중요성과 구체적 역할을 기술하였다. 제2편 개인행동의 변화에서는 개인이나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보건교육에서 행동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 · 전략들을 제시한 대표적 건강행동이론을 소개하고 연구와 프로그램에 적용된 사례를 제시하였다. 전통적인 지식-태도-행동 모형과 함께 건강신념모형, 합리적/계획된행동론, 범이론적 모형/변화단계이론, Extended Parallel Process Model(EPPM)을 포함하였다. 제3편 개인간 상호작용에서는 사회인지이론과 사회적 지지와 관계 이론을 소개하여 건강행동에 관련된 주변 사람들의 영향력을 강조하였다. 제4편 집단 및 사회 변화는 조직변화이론, 지역사회 조직화, 혁신확산이론으로 구성하였다. 학교, 사업장과 같은 조직 또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건강증진사업에서, 구성원들의 이해, 관심, 참여와 협력을 기반으로 건강한 생활터를 조성하는 원칙과 사례들을 설명하였다. 제5편은 생태학적 보건행동 모형과 삼원영향 이론을 통해, 건강행동과 관련된 영향요인을 다차원의 시각에서 분석하고, 종합적 접근법을 통해 건강증진을 유도하는 생태학적 성격의 이론들을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제6편에서는 보건교육 ·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침 역할을 할 수 있는 PRECEDE-PROCEED 모형, Intervention Mapping, MAPP모형, 사회마케팅 이론을 소개하였다. 또한 기획과 수행 관련 이론들이 적용된 사례를 함께 소개하여 건강증진 현장에 있는 실무자들에게 실용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본 교재를 통하여 보건학 뿐 아니라 의학, 간호학, 영양학, 체육학, 치위생학, 물리치료학 등 보건의료 분야의 학부 및 대학원 학생들이 보건교육과 건강증진의 이론적인 바탕을 굳건히 함과 동시에 다양한 사례를 접함으로써 실용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건강증진사업의 현장 전문가들이 이론적 지식과 모범적 사례를 통해 보다 발전적인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집필과정에서 발견된 부족한 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며, 최신의 지식과 정보가 소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건강교육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교육학 석사·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이화여대 보건관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건강관리협회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보건교육의 이론과 적용>(2001), <노인보건의 이론과 실제>(2004), <학교보건교육의 이해와 적용>(2007) 등이 있다.

제1편 보건교육.건강증진에서 이론의 역활
제2편 개인행동의 변화
제3편 개인 간 상호작용
제4편 집단 및 사회 변화
제5편 생태학적 접근
제6편 보건교육.건강증진 프로그램 기획과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