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소개>

성결교 신학대학(현 성결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 학교 과목은 별로 흥미가 없었고 이것저것 관심가는대로 책을 읽으면서 신학교 시절(7년)을 보냈다. 20대 말에 불현듯 ‘성경’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에스라성경연구원(현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에 들어가서 1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성경을 공부했다.
그 후에 몇몇 지인들과 종로구 경복궁 근처에서 ‘우리교회’를 개척했다. 교회가 부흥하는 것도, 유명해지는 것도, 신자들이 열정적인 신앙을 갖는 것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저 설교를 할 수 있는 곳, 설교를 들어줄 몇몇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그것이 이루어졌다. 그동안 마가복음, 사사기, 룻기, 빌립보서를 설교했고, 현재(2014년)는 로마서를 설교하고 있다. 틈틈이 ‘말씀묵상’, ‘교회-그리스도의 남은 고난’, ‘성경은 동성애를 무엇이라고 하는가’ 등의 연속 설교를 했다.
우리교회에서 성경 66권을 설교하고 늙어 죽는다면 살아갈 이유를 충분히 채울 것 같다.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족할 줄 알아야 한다. 주님이 무엇을 더 주지 않아도 지금 베풀어 주신 은혜와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주님은 충분히 하셨다.

<책 소개>

이 책은 2011년 10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우리교회 주일예배에서 한 설교이다. 당시 우리교회에서 ‘동성애’와 관련된 이슈가 있었고, 교회에서는 ‘판단’하기 이전에 성경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살펴보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동성애’와 관련된다고 여겨지는 성경의 몇몇 본문을 중심으로 동성애에 관한 연속 설교를 했고, 이제 그때 했던 설교를 전자책으로 내놓는다.
우리나라 주류 기독교는 동성애/자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진보적인 교단으로 여겨지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교회와사회위원회가 헌의한 ‘성소수자들 위한 목회 지침 연구안’ 안건이 부결되었다. 이 안건은 성소수자 문제는 한국 교회에서 중요한 현안으로 대두될 것이기 때문에 찬반을 떠나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안이었지만(지침 통과 안건이 아니라 연구를 해야 한다는 제안이었음) 상당한 표차로 부결되었다. 진보적인 교단에서조차도 연구해보자는 안건도 부결되었다면 다른 교단의 사정은 미루어 짐작해도 암담할 뿐이다. 동성애/자(성소수자)에 대해 혐오의 발언을 일삼으며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반대를 하는 일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의 정서는 그들만의 정서가 아니라 대다수 기독교인들의 정서일 것이다.
그러나 동성애/자에 대한 판단을 하기 전에 성경이 동성애/자를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는지를 진지하게 살펴보는 시도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동성애/자에 관해 우호적이고 진지한 복음주의 설교자도 대부분은 ‘동성애적 행위는 죄악이다.’라는 전제를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성경 해석의 일관성과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동성애와 관련된’ 성경의 몇몇 구절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다. 그 해석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해석의 가능성도 있다면, 그 가능성을 배제하고 무조건 ‘죄악’이라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렇다면 모든 성경에 대한 해석도 그렇게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동성애와 관련된’ 구절에 관해서만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죄악으로 치부하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교회 역사는 성경 해석의 다양성을 증거하고 있고, 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가급적 서로를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인정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동성애/자에 대한 태도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동성애/자에 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그러한 정서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지, 성경이 정말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살펴보면 좋겠다. ‘주장’을 하기 전에 그 주장이 타당한지를 면밀하게 살피는 작업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설교집이 그러한 작업에 쓰이기를 바란다. 이 설교집을 통해 ‘성경은 동성애를 정죄한다’는 믿음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는 성소수자 기독교인들이 평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왜 나는 동성애가 되었는가’라는 고민보다는, ‘어떻게 동성애자로서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성경적인 근거를 찾지 못해서 동성애/자에 대해 무엇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진지한 이성애자 기독교인들에게 동성애/자를 인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모든 설교가 그렇지만 특히 이 설교를 할 수 있었던 힘은 우리교회 교우들의 믿음이었다. 설교자의 자격이 없는, 혹은 실패한 목회자의 설교를 진지하게 듣고 반응해준 교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린다. “인생의 난관에 처할 때마다, 우리는 사랑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불완전한 인간이 자신의 숙명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사랑에 의해서다”라는 프로이트의 말처럼 나는 우리교회 교우들의 사랑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내 숙명을 이전보다는 조금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정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랑이며, 비난보다 더 큰 책임을 지게 하는 것도 사랑이다. 사도 바울은 “사랑의 빚 이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말자”(로마서 13:8)고 하였는데, 생각해보면 사랑의 빚만큼 가장 무겁고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이 설교집은 ‘정답’이 아니다. ‘정답’을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일 뿐이다. 그 질문에 진지하게 응답하는 사람들이 몇 명이라도 있다면 설교집을 낸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머리말
성경과 동성애(1) _ 소돔의 죄
성경과 동성애(2) _ 망측한 짓 1
성경과 동성애(3) _ 망측한 짓 2
성경과 동성애(4) _ 망측한 짓 3
성경과 동성애(5) _ 순리와 역리 1
성경과 동성애(6) _ 순리와 역리 2
성경과 동성애(7) _ 성의 남용
성경과 동성애(8) _ 생육과 번성 1
성경과 동성애(9) _ 생육과 번성 2
성경과 동성애(10) _ 생육과 번성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