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의식과 정신과 방향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마저 단절되어 버리는 세상,
그 암흑과 절망과 무기력에서 기어코 살아남아,
시를 쓰게 되기까지의 시인의 고뇌가
절실하게 느껴지게 하는 시

이 시를 정연숙 시인은 아무렇지 않게, 마치 일기 쓰듯 써 내고 있다. 그것도 철저히 낯설게 하기를 통해서, 전혀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해석하는 시인의 탐구 정신을 여전히 지켜 가면서, 시적 형상화를 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상의 흐름은 개울물같이 졸졸졸 흘러가고 있다. 이게 다른 시인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표현기법이 아닌가 한다. 멋지다. 한두 편도 아니고, 시집 한 권 전체에 이런 시의 특질을 한결같이 유지하고 지켜 내고 있다는 게 경이로울 뿐이다. 이러한 노력과 결실이 한국 문학사에서 반드시 평가받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

- 〈평론〉 중에서

전남 영암 출생으로,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를 수료했다. 「문학공간」시 부문 신인문학상 당선, 동서문학상 수필 부문 수상, 서구민 문예 백일장 산문 부문 수상, 한민족문예제전 국회의원상, 영산강 백일장 시 부문 우수상 등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다. 시집 『늘 곁에 있는 다른 나처럼』을 출간했으며, 한실문예창작 회원이자 탐스런 문학회 회장이다.

축시 4
작가의 말 7


제1부 틀

1. 틀 16
2. 틈 18
3. 임시 포장도로 20
4. U턴 22
5. 퍼즐 조각 24
6. 괄호 속의 말 26
7. 귀 기울임 28
8. 방향 30
9. 맨홀 32
10. 두 개의 안경 34
11. 데칼코마니 36
12. 담벼락 38
13. 눈곱 40
14. 낙조 42
15. 나지막한 울림 44
16. 단체 카톡 46
17. 감각의 향연 48
18. 가로등 50
19. 겨울이 겨울다워야지 52
20. 기저귀 54
21. 몇 끼니의 약 56
22. 무농약 텃밭 58
23. 미세 먼지 60
24. 아픔의 바다 62
25. 고향 바다 64
26. 알 수 없는 수수께끼 66
27. 신발로 읽는 세상 68
28. 야화 70
29. 어머니의 자화상 72
30. 어떤 연휴 74
31. 억새 76
32. 원시 78
33. 욕조에서 몸을 만나다 80
34. 절망의 꽃 82
35. 천륜 84
36. 은목서 86
37. 청자 88
38. 잊혀지는 시간 90
39. 회상 92


제2부 나의 작품

1. 나의 작품 96
2. 중증 환자실 99
3. 암 투병기 101
4. 게발선인장 103
5. 백모란 105
6. 봄 하늘 107
7. 불면의 밤 109
8. 생각의 벽 111
9. 생각의 동굴 113
10. 산에서 짜 내린 일몰 115
11. 사향노루 117
12. 속바지 119
13. 수심의 여인 121
14. 시소 123
15. 악몽 125
16. 항암 치료 두 주째 127
17. 항암 후유증 130
18. 딱따구리 132
19. 생일 감사헌금 134
20. 리모델링 136
21. 입원하러 가는 길 138
22. 차마 내지 못할 울음소리 140
23. 없어진 과제 143
24. 머릿결을 만지다가 145


제3부 폭우

1. 폭우 148
2. 가면 150
3. 갈등 151
4. 꽉 막힌 순간 153
5. 각서 156
6. 답답함의 경계 158
7. 음성 녹음 160
8. 창문이 침묵 지키다 162
9. 얼음 나무 165
10. 화상 168
11. 종기169
12. 침 171
13. 탈모 173
14. 청동동굴 175
15. 촛불 176
16. 치매 178
17. 치매 2 179
18. 줄다리기 181
19. 윗집 이사하는 날 183
20. 회상 185
21. 매일 밟는 대지 187
22. 초승달 190
23. 이혼하면 후회할까요 192
24. 만남 유효 기간 194
25. 초파리 196


제4부 하늘의 작품

1. 하늘의 작품 200
2. 그림자 202
3. 나그네의 찬양 204
4. 나의 메아리 206
5. 나의 여행지 208
6. 믿음 속에서 210
7. 복병 212
8. 비밀의 길 214
9. 뿌리 216
10. 숨은 불씨 218
11. 좁은 길 220
12. 편지 222


평론 224